1824년 5월 빈. 연주가 끝나자 객석에서 박수가 터져 나왔지만, 무대 위 베토벤은 뒤돌아보지 않았어요. 아무 소리도 들리지 않았거든요.
서서히 사라진 소리
베토벤은 스물여덟 살 무렵부터 이명(귀울림)을 느꼈고, 높은 소리부터 점점 들리지 않게 됐어요. 당시 의사들은 원인도 치료법도 찾지 못했지요. 사람들 사이 대화를 알아듣기 어려워지자 그는 점점 사교 모임을 피하게 됐어요. 그런데 놀랍게도, 그의 가장 위대한 작품들은 대부분 청력이 크게 나빠진 뒤에 완성됐어요.
소리 대신 찾은 방법들
- 보청기 나팔 : 귀에 대는 나팔 모양 보청기를 여러 개 썼지만, 큰 도움은 되지 못했어요.
- 진동 느끼기 : 나무 막대를 입에 물고 피아노에 대어 턱뼈로 진동을 느꼈다는 이야기가 전해져요. 소리가 고막 대신 뼈를 타고 전해지는 ‘골전도’와 같은 원리예요.
- 메트로놈 : 1815년 무렵 특허를 받은 메트로놈을 일찍부터 받아들여, 악보에 빠르기를 숫자로 적어 두었어요.
- 대화 노트 : 다른 사람이 노트에 글로 묻고, 베토벤이 말로 대답했어요. 이 노트는 지금도 백수십 권이 남아 그의 마지막 십 년을 알려 줘요.
진짜 비밀 — 머릿속의 오케스트라
이런 방법들만으로 거대한 교향곡을 쓸 수는 없어요. 진짜 비결은 어릴 때부터 쌓아 온 내적 청각이었어요. 악보를 보기만 해도 머릿속에서 소리가 정확히 울리는 능력이지요. 베토벤은 귀로 확인하는 대신 마음속에서 음악을 먼저 완성하고, 그것을 악보에 옮겼어요.
교향곡에 사람의 목소리를
베토벤은 젊을 때부터 독일 시인 실러의 시 「환희에 부쳐」를 음악으로 만들고 싶어 했어요. 그리고 마지막 교향곡의 4악장에 이 시를 넣어 독창과 합창이 함께 노래하게 했어요. 교향곡은 악기만으로 연주하는 것이 보통이던 시절, 아주 대담한 시도였어요. 그래서 이 곡에는 ‘합창’이라는 별명이 붙었어요.
1824년 5월 7일, 초연의 순간
빈의 케른트너토르 극장. 베토벤은 무대에 올라 함께 선 지휘자 옆에서 박자를 이끌었어요. 연주가 끝나고 객석이 환호로 들썩였지만, 그는 여전히 악보를 보며 등을 돌리고 있었어요. 그때 알토 독창자 카롤리네 웅거가 다가가 그의 몸을 객석 쪽으로 돌려세웠고, 베토벤은 그제야 일어서서 손수건과 모자를 흔드는 관객들을 눈으로 확인했다고 전해져요.
모든 사람은 형제가 된다
「환희의 송가」는 모든 사람이 하나가 되는 기쁨을 노래해요. 평생 외롭게 살았던 작곡가가 인류의 화합을 노래했다는 점이 더 큰 감동을 주지요. 이 선율은 오늘날 유럽연합의 상징 음악(유럽 찬가)으로도 쓰이고, 2001년에는 베토벤의 자필 악보가 유네스코 세계기록유산이 됐어요.
궁금해요 Q&A
Q. 베토벤은 정말 하나도 듣지 못했나요?
9번을 쓸 무렵에는 거의 듣지 못하는 상태였다고 알려져 있어요. 그래서 초연 때 실제 지휘는 다른 지휘자가 함께 맡았어요.
Q. ‘환희의 송가’는 몇 악장에 나와요?
마지막 4악장이에요. 첼로와 콘트라베이스가 먼저 조용히 선율을 들려주고, 점점 많은 악기와 목소리가 더해져요.
영상 핵심 정리
- 청력을 잃어 가며 보청기 나팔·진동·메트로놈·대화 노트로 버텼고, 진짜 비결은 내적 청각이었어요.
- 4악장에 실러의 시 「환희에 부쳐」를 넣어 합창을 더한 대담한 교향곡이에요.
- 1824년 5월 7일 빈 초연, 카롤리네 웅거가 그를 돌려세워 박수를 ‘눈으로’ 보게 했어요.
퀴즈
Q. 교향곡 9번 4악장에 쓰인 시의 작가는?
독일 시인 실러 (「환희에 부쳐」)
Q. 초연 때 베토벤을 객석 쪽으로 돌려세운 사람은?
알토 독창자 카롤리네 웅거
